말의 성찬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었다. 세상이야기2011/05/04 19:25
말의 성찬
-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었다.
어제 저녁 대방동 ‘서울여성회관’에 갔다.
일곱 시 반까지 대기 위해 트래픽 잼을 고려, 업무를 한 시간 당겨서 오후 여섯 시에 출발하는 성의를 가졌다.
부천에서도 두 곳이나 볼일이 있었음에도.
‘누구도 상상 못할 4人 4色의 끝장 대담회’에 초대를 받아서이었다.
이름도 쟁쟁한 논객들- 교수 김민웅, 변호사 송기호, 철학자 강신주, 사회학자 우석훈.
이번에 나온 우석훈의 책 ‘나와 너의 사회과학’ 출간 기념행사이었다.
제 사간에 댄 행사장에는 대학생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K출판사’와 인터넷 서점‘A' 그리고 프레시안의 담당자들이 할 말을 하고 15분 정도 늦게 시작하였다. 광고에는 열시까지 토론회를 한다며 ’끝장토론‘이라하였다.
부천 Y 인문학 카페에도 왔던 김민웅 교수가 사회자 자격으로 먼저 올라와 한 사람씩 단상으로 초청하여 개별 질문을 하고 나서 모두 함께 얘기한 후 각자가 청중에게서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시작은 송기호 변호사이었다.
그의 저서 ‘맛있는 식품법 혁명’로 이야기 문을 열었다.
뜬금없이 대중과 먼 ‘식품법’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한 그의 답은 이랬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농식품법은 농업과 농민을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법이었다. 이제 우리 농업과 농민에 맞는 식품법이 필요할 때다. 즉 신토불이 식품법이라는 깊은 애정의 발로란 셈.
그를 유명인사로 만든 FTA는 국제적으로 기득권자를 보호하는 방책이며 우리로선 민주주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신변잡사부터 G.M.O 등 여러 얘기에서 그는 ‘소박한 실천가’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는 별 정보도 없고 준비도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이는 나중에 올라온 ‘강신주’에 의해 ‘눌변’이라는 애교어린 핀잔을 받았다.
다음은 이번 행사의 히어로격인 우성훈이었다.
그는 시작 전에 자기 기타반주에 맞춰 '먼지가 되어‘ 등 두 곡의 노래를 선사했다.
잘하지 못하는 실력이었다. 청중 속에서도 숨김없는 웃음이 터졌으나 그는 두 곡을 마치고 ‘음치는 얼굴이 뻔뻔해진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세련되지는 않았으나 위트와 재기 넘치는 표현이 내내 이어졌다.
예를 들면, 책명을 ‘나와 너의 사회학’을 존중해서 ‘너와 나의 사회학’이 되면 약칭이 ‘너나사’가 된다든지 ‘베개감은 아니다 ’가 그랬다.
철지난 사회과학-우리나라 7~80년대가 전성기-책을 낸 이유로는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우선 사회과학 서적이 외국어, 외국이론 위주라 너무 어렵다. 그래서 대학 1~2학년, 비전공자나 주부 등을 대상으로 하여 우리말 위주로 쉽게 쓰고 싶었다.
또 사회과학적 방법으로 우리사회와 나의 일상을 이해하여 불확실한 세상살이에 자신감과 명랑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며 ‘참으면 안 된다’고 일갈하며 우리의 정당한 분노를 부추겼다.
이는 이어 나온 강신주와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의 말은 위명과 달리 정리가 덜 되고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강신주 역시 그의 저서 ‘철학이 필요한 시간’으로 말문을 열었다.
‘인간적인 것에는 사소한 것은 없다’라며 ‘나’를 중심으로 한 사람 한사람 모두가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철학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나.
다시 말해 ‘철학의 바탕으로 삶을 알고 책임지며 살자.’라는 주장 같았다.
그리고 그런 철학은 한마디로 ‘프레임(구도, 도식)의 자유이다.’라고 규정하였다.
흥미 있는 것은 그런 논리로 이 시대의 대표 이빨 ‘조국과 장하준’을 신뢰하지 않는단다.
프레임은 다채롭고 자유스러워야 하는데 그들은 한 가지 프레임만 가지고 보기 때문이란다. 지난 번 인문학 카페에 거명된 인물이 조국이었고 장하준은 요즈음 보고 있는 책의 저자인데......
아무튼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들의 말은 언제나 흥미롭고 경이로워 부러운 한편 자괴감이 든다.
자신의 정체를 깊이 보고 솔직하게 고백한 김수영 시인을 좋아한다는 강신주.
김민웅 교수는 패널 모두가 다양한 프레임을 가지고 총천연색 대화를 하고 있다고 정리하였다. 능수능란한 진행 솜씨, 헌데 그 놈의 앞머리 치켜 올리는 추임새, 영 눈에 거슬린다. 습관일 텐데.
이은 모두 함께 하는 토론.
김교수가 우리 사회 내면을 바라보자며 ‘서태지, 이지아’ 사건의 평가를 부탁하였다.
준비 없어 보이던 송변호사, 홍길동 예를 들며 횡설수설.
강박사, 매스컴의 음모론 주장하며 결과물로 파악하자고, 아마도 정국 물타기로 쓰고 버리는 카드라는 뜻인 것 같았다.
우박사, 서태지를 우상으로 삼는 30대는 대화나 평가가 안 된다는 봉창 두드리는 소리. 그나마 MB의 소모품으로 불쌍하다는 멘트
결국 김교수 본인이 처음 의도했던 대로 ‘우리를 포함 그 무엇도 소모품이 될 수 있다.’는 말로 매듭지었다.
다음 ‘신정아’ 출판의 건.
송변호사, 열린사회면 있을 수 없는 사건.
우박사, 4~50대의 일반화된 성적문란과 명품선호 여성이 만든 우리 사회 자화상으로 관심이 많아 향 후 책으로 쓸 계획을 가지고 신씨 연고지 청송부터 추적 중
강박사, 아마추어처럼 개인적 책임에 소홀히 하고 출판으로 로맨스에서 창녀(본인 주)가 되었다.고 통렬하게 비난하였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에 이은 책임 문제제기일 테고 우리도 사회구조의 문제로 책임회피하지 말자는 얘기 같았다. 그리고 철학자답게 성찰은 철학이나 인문학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사회자 김교수의 성에 안차는 대답들뿐인 것 같았다.
김교수는 본 건은 사건 당시는 참여정부 비하의 소재로 선정성과 함께 이용하고 현재는 허접한 얘기로 덮으며 현 정권과 거리를 두려한다. 신씨의 책이 언론과 검찰 권력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언론과 권력이 개인을 공격했을 때 진실의 문제를 제기하며 우리 사회와 자신을 성찰하자고 결론지었다.
이어서 재보선 뒷담화.
우박사, 대선 정권교체는 분명하게 본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국민들, 특히 장사정포 사정권-여권 텃밭-내 국민의 인식은 평화 쪽으로 바뀌었다. 단 하나 민주당도 토건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 같아 과연 좋아지는걸까는 의문이다.
변화와 책임 위해 의원내각제와 만민공동회의가 필요하다
송변호사, 변화는 있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민중의 힘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프레시안 같은 언론이 중요하다. 모두 프레시앙이되자.
노동과 복지는 기존체제를 전제하는 것이고 변화와 배려가 필요한 시기이다.
강박사, 분배는 사기다. 대의정치에 근본적 회의가 있다. 군주제를 탈피하지 못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통합했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강해야 한다. 등 보혁개편과 철학공부 좀 하란 얘기일 텐데 조금은 시니컬한 파라독스 연발이었다.
정말 이 양반들이 현재 한국의 내놓으라는 이빨들인가 아니면 성의 없는 자리인가?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
다음은 각자 질의응답시간.
우박사가 샹송 한곡 부르고 시작했는데 처음 노래보다는 훨씬 좋았으나 역시 감동 주기에는 무리. 이어진 질의응답은 기억도 안날 정도로 별 볼 일 없었다. 마치 술 먹었거나 잠에 덜 깬 사람 같은 인상이었다.
송변호사, 프레시앙되자며 기타 질문은 프로그램 끝난 후 개별적으로 응답하겠다고
강박사, 김수영의시 ‘거미’를 예롤 들며 ‘힘들게 살자. 정당한 분노를 하고 시시비비를 가리자. 인간은 허접한 동물이다. 인간은 知的이지 않다. 인간의 희망은 절망에서 나오고 나의 긍정이다. 급기야 인간으로 되어야 인간이다. 게다가 비트겐슈타인의 말을 빌려 ’말 많은 사람을 믿지 말자.‘까지 쉬운 연결은 아니었다. 조금 철학적 질문을 한 사람이 무안감을 가질 정도로.
굳이 사족을 단다면 ‘나’를 철학으로 강하게 단련하여 희망을 갖고 待期人 이 아니 期待人으로 살자는 이야기로 이해하였다.
그의 책을 읽어보아야겠다.
열시 반이 넘었다.
긴 프로그램을 마치기 전 김교수가 멋진 노래 한곡을 근사하게 선물하였다.
매듭 말들
우박사, 상처가 남는 증오보다 희망이나 사랑 위에 서기를 소망하였다,
강박사, 자아와 구조적인 문제로 고민할 때다.
송변호사, 희망을 갖고 또 만나자.
김교수가 미국 노벨문학상 작가 ‘아이작 바세비스 싱어’의 소설 ‘바보 킴젤’을 들어 인간에 대한 신뢰가 희망임을 역설하며 마감하였다.
대체로 기대보다 성의가 없어 보인 행사로 큰 반향이 없었다.
그들의 논점과 생각을 이해하기에 많이 부족한 내 탓이었을 게다.
